세균 3종에 의한 콘택트렌즈 관련 복합각막염 1예
A Case of Contact Lens-Related Triple Bacterial Keratitis
Article information
Abstract
목적
세 종류의 세균에 의한 콘택트렌즈 관련 감염각막염 증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요약
45세 남자 환자가 좌안의 통증 및 충혈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좌안 교정시력은 0.8이었으며, 동공 1 mm 아래쪽에 3 × 3 mm 크기의 각막상피결손 및 침윤이 관찰되었다. 입원하여 배양검사 및 경험적 항생제 치료를 시작하였고, 4일째 각막찰과표본 및 콘택트렌즈에서 Pseudomonas aeruginosa가, 렌즈 케이스에서 Serratia marcescens와 Stenotrophomonas maltophilia가 검출되었다. 항생제 감수성 검사결과에 입각하여 0.5% moxifloxacin, fortified amikacin 및 ceftazidime을 전신적 및 안구표면에 투여하였다. 11일째 각막상피결손 1 × 1 mm 이하로 감소하였으며, 2달 뒤 교정시력 1.0으로 회복되고, 각막상피결손 소견을 보이지 않았으며, 이전 침윤부위에 비활성의 각막혼탁이 관찰되었다.
결론
콘택트렌즈 착용 환자에서 세 가지 그람음성세균에 의한 복합 감염각막염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단일 병원균에 의한 각막염에 비해 치료가 까다로울 수 있다.
Trans Abstract
Purpose
To report a case of contact lens-related infectious keratitis caused by three different bacterial species.
Case summary
A 40-year-old man presented with pain and redness in his left eye. His best-corrected visual acuity (BCVA) in the affected eye was 20/25. Slit-lamp examination revealed a 3 × 3 mm corneal epithelial defect with infiltration located 1 mm inferior to the pupil. Following admission, a microbial culture test was performed, and empirical antibiotic therapy was initiated. On the fourth day, Pseudomonas aeruginosa was isolated from the corneal sample and the contact lens, while Serratia marcescens and Stenotrophomonas maltophilia were isolated from the contact lens case. Based on the results of the antibiotic susceptibility tests, 0.5% moxifloxacin, fortified amikacin, and ceftazidime were administered topically and intravenously. The corneal epithelial defect reduced to 1 × 1 mm by the eleventh day of admission. After two months, BCVA improved to 20/20 with no remaining corneal epithelial defect, although an inactive corneal opacity persisted at the previous ulcer site.
Conclusions
Contact lens wear can be associated with polymicrobial keratitis involving three distinct Gram-negative bacteria, which may present greater treatment challenges compared to monomicrobial keratitis. Microbial culture testing of the contact lens, its case, and corneal scrapings is essential for identifying the causative organisms and selecting appropriate antibiotic therapy.
콘택트렌즈는 시력교정 기능뿐만 아니라, 미용개선 목적으로 특히 젊은 연령층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1]. 콘택트렌즈는 안구표면에 직접 접촉하며 특히 각막을 완전히 덮어 안구표면의 방어기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으며, 각막의 산소공급 저하, 각막상피세포의 손상, 눈물흘림의 방해, 오염물질의 저류 등에 의해 각막의 감염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 정상적인 경우 눈의 면역기전에 의해 안구표면에 미생물의 군락이 형성되기 어려우나, 콘택트렌즈에는 미생물이 유착되어 군락을 형성하기 쉬우며, 녹농균(Pseudomonas spp.) 등의 세균은 콘택트렌즈에 biofilm을 형성하여 지속적으로 감염원으로 작용할 수 있어 감염각막염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3]. 또, 콘택트렌즈의 착용은 두 가지 이상의 미생물에 의한 복합각막염의 주요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4].
저자들은 세 가지 종류의 그람음성세균에 의한 콘택트렌즈 관련 복합 감염각막염 1예를 보고하고, 관련 문헌들을 고찰하고자 한다.
증 례
40세 남자 환자가 1일 전 시작된 좌안의 통증 및 충혈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한 달 착용 소프트렌즈를 5년간 사용해 왔으며, 매일 12시간 이상 착용하였고, 최근에는 콘택트렌즈를 끼고 잔 경우도 여러 차례 있다고 하였다. 양안이 뿌옇게 보이는 증상이 서서히 발생하였으며, 통증이나 불편감은 없었다고 하였다. 병력청취에서 전신적 기저질환은 없었으며, 안과적으로도 기저질환 및 수술력, 외상력은 없었다. 내원 당시 교정시력 우안 1.5, 좌안 0.8이었다. 세극등현미경검사에서 좌안의 심한 결막충혈과 함께 각막 6시 방향 동공에서 약 1 mm 아래쪽에 3 × 3 mm 크기의 상피결손 및 침윤이 관찰되었다(Fig. 1). 전방 내 3도의 염증 소견도 관찰되었다. 콘택트렌즈 착용과 관련된 감염각막염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각막궤양부위 찰과를 통해 검체를 채취하여 도말 및 배양검사를 시행하도록 하였으며, 착용하던 콘택트렌즈 및 렌즈 케이스도 함께 배양검사를 시행하였다. 배양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입원하여 경험적 치료로 fortified amikacin (2%, 20 mg/mL), fortified vancomycin (5%, 50 mg/mL) 및 0.5% moxifloxacin (VIgamox®; Novartis, Basel, Switzerland) 안약을 2시간마다, 1% Atropoine (Atropine sulfate®; Alcon, Fort Worth, TX, USA)을 하루 2회씩 점안하고, 3% ofloxacin 연고(Tarivid®; Santen, Tokyo, Japan)를 자기 전에 투여하였으며, 정맥주사를 통해 전신적 항생제(vancomycin, amikacin, moxifloxacin) 투여를 시행하였다. 입원 4일째 각막찰과표본 및 콘택트렌즈에서 Pseudomonas aeruginosa가 검출되었으며, 렌즈 케이스에서 Serratia marcescens와 Stenotrophomonas maltophilia가 검출되었다. 항생제 감수성검사 결과(Table 1)를 참고하여 vancomycin을 중단하고, fortified amikacin (2%, 20 mg/mL), fortified ceftazidime (5%, 50 mg/mL) 및 0.5% moxifloxacin 안약을 2시간마다 점안하고, 정맥주사 항생제도 ceftazidime, amikacin, moxifloxacin으로 변경하였다. 치료에도 불구하고 각막침윤이 더 커지며 데스메막 주름이 나타나고, 입원 7일째에 전방축농이 관찰되었으나, 이후 각막상피결손과 침윤이 감소하는 소견을 보이고, 전방염증 소견도 호전되었다. 입원 11일째 각막상피결손 1 × 1 mm 이하로 줄어들고 전방세포가 관찰되지 않아 퇴원을 결정하고(Fig. 2), ceftazidime, amikacin, moxifloxacin 안약을 2시간마다 점안하고, atropine 안약을 중지하였으며, moxifloxacin 항생제를 경구투여하기로 하였다.
외래에서 경과 관찰하면서 시력이 호전되고, 각막상피결손이 없어지면서 각막침윤이 호전되는 양상을 보여 안약 점안횟수를 줄이면서 경과 관찰하였다. 내원 후 2달 뒤 교정시력 우안 1.2, 좌안 1.0이었고, 세극등검사에서 각막상피결손, 각막부종소견 및 전방염증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으며, 이전 침윤부위에 각막혼탁 소견을 보였으나 이전에 비해 옅어진 소견으로(Fig. 3), 안약을 모두 중지하였다.
고 찰
국내외의 여러 문헌에서 콘택트렌즈 관련 감염각막염의 가장 흔한 원인균은 P. aeruginosa이며, 그 뒤를 S. marcescens가 뒤따르는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감염각막염에 비해 그람음성균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3,5]. 이는 콘택트렌즈 표면 및 보관 케이스 등에 biofilm을 만들어 군락을 쉽게 형성하는 이러한 그람음성균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3,5]. Karaca et al [5]은 콘택트렌즈 관련 세균각막염에서 가장 흔한 원인균은 P. aeruginosa이며, S. marcescens와 S. maltophilia가 각각 2번째, 3번째로 흔하게 검출되었다고 보고하였다. S. maltophilia 역시 그람음성균으로, biofilm을 잘 형성하며 유리 또는 플라스틱에서 균락을 형성할 수 있어 의료기구와 관련된 감염의 비교적 흔한 원인균으로 알려져 있다[6]. 본 증례에서는 각막병변 및 콘택트렌즈, 렌즈 보관 케이스의 배양검사에서 P. aeruginosa, S. marcescens, S. maltophilia의 세 가지 그람음성균이 검출되었는데, 세 가지 세균 모두 눈꺼풀 또는 결막 등의 상재균이 아니며, 콘택트렌즈 등에 biofilm을 형성하여 안구표면에 해당 세균의 군락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콘택트렌즈 착용과 관련하여 발생한 복합 감염각막염으로 생각된다[3,5,6]. 장기간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며 콘택트렌즈 및 용기, 보존액의 관리가 잘 되지 않고, 자주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상태에서 수면을 취하는 등 콘택트렌즈 관련 위생 수칙을 지키지 않는 경우 이러한 콘택트렌즈 관련 각막염의 주 원인이 되는 세 가지 그람음성균이 모두 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S. maltophilia는 안구표면손상이 있는 환자에서 기회감염을 유발하는 경우가 흔하고, 다른 미생물과 복합감염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비교적 흔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7,8]. 눈의 외상 또는 수술, 수포각막병증, 헤르페스 각막염, 눈물길의 염증 등 안구표면 방어기전을 손상시키는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안구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7,8], 광범위 항생제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S. maltophilia에 의한 각막염 및 안내염 등의 안감염을 유발하는 빈도 증가하고 있다[7,9]. Hogg et al [10]도 안구표면질환이 있는 경우 치료용 콘택트렌즈의 사용, 항생제 및 스테로이드 안약의 투여 등이 S. maltophilia 각막염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고 보고한 바 있다. S. maltophilia는 항생제에 다제내성을 가지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흔히 사용되는 ceftazidime과 aminoglycoside에 저항성을 보이는 경우가 흔하여 치료가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6,11]. Chen et al [11]은 ceftazidime 감수성 검사를 실시한 4명의 환자 모두에서 내성을 보였다고 하였는데, 본 증례에서는 다행히 ceftazidime에 감수성을 보여, 해당약제를 계속 사용할 수 있었다. S. maltophilia가 포함된 복합 감염각막염은 단일 병원균에 의한 감염각막염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4,12], S. maltophilia의 간접적인 병원성(pathogenicity)이 다른 병원균들의 증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3]. Kataoka et al [13]의 in vitro 연구에서 S. maltophilia에서 배출되는 β-lactamase가 cetotaxime이나 imipenem을 분해하여 P. aeruginosa와 S. marcescens의 증식을 촉진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이는 본 증례처럼 P. aeruginosa 또는 S. marcescens에 의한 감염각막염에서 S. maltophilia에 의한 복합감염이 동반될 경우 항생제 치료의 효과를 저해하고 예후를 악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본 증례는 각막 실질을 빠르게 파괴하는 P. aeruginosa와 S. marcescens 및 이러한 세균의 증식을 돕고 항생제의 효과를 저해하는 S. maltophilia의 복합 감염에 의해 통증 발생 후 1일만에 뚜렷한 각막상피결손 및 각막실질의 침윤이 관찰되고, 광범위한 항생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입원 후 7일째까지 각막병변이 악화되고 전방축농이 나타나는 등 각막의 병변이 빠르게 진행하며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았고, 비교적 큰 반흔을 남기는 등 치료가 까다로운 양상을 보였다. S. maltophilia에 의한 감염의 경우, fluoroquinolone, β-lactam, aminoglycoside의 혼합투여가 적절한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12]. 본 증례에서도 배양검사 및 항생제감수성 검사에 입각하여, moxifloxacin, cefotaxime 및 amikacin을 안구표면 및 전신 투여하여 각막염을 호전시킬 수 있었다. 심한 각막염으로 인해 각막반흔이 남았으나, 다행히 병변이 동공 아래쪽에 위치하여 시력을 보존할 수 있었다.
본 증례에서 각막찰과표본에서는 P. aeruginosa만이 검출되었으나, 렌즈 케이스의 배양검사에서 나머지 두 세균이 검출되어, 세 가지 세균에 대한 항생제감수성 검사결과를 종합하여 적절한 치료약제를 선택할 수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콘택트렌즈 관련 감염각막염이 의심될 경우 각막찰과표본에 더해 콘택트렌즈 및 렌즈 케이스의 배양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배양검사의 양성률을 높일 뿐 아니라, 정확한 병원균의 검출 및 적절한 항생제의 선택에 필수적일 것이다. 본 증례에서, 내원 당시 각막 병변이 진행 속도가 빠르고 심각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생각되어 가능한 한 약제의 농도를 높이기 위해 전신 항생제를 병용하였으나, 국소항생제만으로도 높은 농도의 항생제를 각막에 전달할 수 있어 전신항생제가 꼭 필요하지 않을 수 있으며, 전신항생제의 사용이 전신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고 전신적으로 투여된 항생제는 각막에 충분한 농도로 도달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어, 전신적 항생제가 반드시 필요했는지에 대해서는 추후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또, 본 환자에서 콘택트렌즈 세척액 및 보존액을 조사하고, 그 성분에 대해 살펴보는 것도 본 환자에서 세 가지 세균의 복합감염의 병태생리를 추정하는 데 유용하였을 것으로 생각되나, 해당 세척액 및 보존액에 대해서는 따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서도 조사 및 배양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콘택트렌즈 착용과 관련하여 감염각막염의 위험을 높이는 요소로는 소프트렌즈 및 렌즈 케이스의 부적절한 관리, 부주의한 손 위생, 수면 시 콘택트렌즈 착용 등이 있을 것이다[14]. Che and Han [1]의 설문연구에서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인력들조차 콘택트렌즈 구입 시 적절한 소독방법에 대해 교육을 받은 응답자가 60%에 미치지 못하는 등, 소프트렌즈의 관리방법 및 부작용에 대해서 잘못된 상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1]. 본 증례는 이러한 콘택트렌즈 착용 시의 주의사항을 지키지 않고 콘택트렌즈의 관리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치료가 까다로운 복합 감염각막염을 초래할 수 있음을 환기시켜 주는 증례로, 심각한 안과적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채로 잠드는 일이 없도록 경각심이 필요하며, 콘택트렌즈뿐 아니라 렌즈 케이스도 잘 세척해서 사용하는 등의 주의가 필요함을 시사할 것이다.
Notes
The authors have no conflicts to dis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