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균 각막염(fungal keratitis)은 진단이 어렵고 항진균제 사용의 제약으로 인해 적절한 치료가 어려운 감염 안질환이며[
1], 흔한 원인균으로는
Candida, Fusarium, 그리고
Aspergillus 등이 잘 알려져 있다[
2]. 진균 각막염의 비교적 특징적인 소견으로는 깃털모양의 가장자리 병변, 위성 병변 등이 있으며, 각막 실질로 염증반응을 일으키면서 일반적으로 희고 밝은 염증소견을 보인다.
Cladophialophora boppii는 세포벽에 존재하는 멜라닌에서 유래한 흑색 색소를 특징으로 하며, 효모와 유사한 진균이다[
3]. 1983년에 심부 피부감염이 최초로 보고된 이후 피부감염 및 호흡기감염 등이 매우 드물게 보고되어 왔다[
4-
7]. 피부감염에서, 병변의 색이 어둡고 흑색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 Fukuoka et al [
8]에 의해 상피 결손부위에 발생한 흑색 병변을 특징으로 하는
C. boppii 각막염이 보고되었다.
C. boppii와 같은 흑색 진균에 의한 각막염의 경우 각막 중심부의 경계가 뚜렷하고 단독의 갈색 병변으로 인해 각막 이물과 구별하기 힘들 수 있다. 각막의 갈색 병변을 보이는 경우 각막 이물 외에 색소 균사에 의한 감염을 감별해야 한다. 본 증례를 통해 초기에 각막 이물로 오해되었던
C. boppii 각막염을 감별하고 치료한 과정을 국내 최초로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보고
51세 여성이 일주일 전부터 지속된 우안의 통증 및 각막의 갈색 병변을 발견하여 내원하였다. 30년 전 양안 라식수술을 받았으며, 16년 전 우안의 섬유주절제술을 시행받았다. 이후 안압 하강제의 점안 없이 안압은 정상범위로 조절되었으나, 각막 혼탁이 진행되어 안전수동의 시력을 보이고 있었다. 각막자극증상으로 15년 전부터 항생제와 스테로이드 점안액, 인공 누액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주기적인 치료 콘택트렌즈(Biofinity
®; CooperVision
®, Victor, NY, USA)를 착용하고 있었다. 증상발생 후 방문한 초기 검사에서 우안 시력 안전수동, 안압은 우안 13 mmHg였다. 세극등 현미경 검사상 우안 각막의 중심부에 3 × 3 mm 크기의 경계가 명확하며, 융기된 갈색 병변을 확인하였다(
Fig. 1A, B). 전방 염증반응은 거의 관찰되지 않았으며 전방 축농은 없었다. 전안부 빛간섭단층촬영(Anterion
®; Heidelberg Engineering Pty Ltd., Victoria, Australia)에서 갈색 병변 후방의 신호저하가 확인되었으나, 전방은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었다(
Fig. 1C).
갈색 병변을 제거함과 동시에 배양검사를 시행하였다. 갈색 병변은 15번 수술용 칼날(Paragon
® Disposable Stainless Steel Blade #15; Medicom
®, Quebec, Canada)로 비교적 쉽게 제거되었다. 병변이 있던 부위 위쪽에 2 × 1 mm 삼각형 영역의 갈색 침윤이 확인되었으며, 각막 기질의 표층부에 국한되었다. 병변은 각막 중심부의 3 × 3 mm 범위로 전방 기질까지의 침윤을 보였다. 갈색 병변을 제거한 각막 중심부에 2 × 2 mm 크기의 궤양성 병변과 각막 상피 결손 소견을 보였다. 제거한 갈색 병변을 잘개 쪼개어 그람 염색 검사(Gram’s stain), 진균 배양(Fungus culture), 수산화칼륨 도말검사(KOH mount)를 시행하였다. 수산화칼륨 도말검사에서 효모균의 균사 및 가성 균사와 유사한 형태의 진균이 관찰되었다(
Fig. 1D). Amphotericin B 강화 안약(Fungizone
®; DKSH Korea Ltd., Seoul, Korea)을 2시간마다, ceftazidime 강화 안약(Tazime
®; Hanmi, Seoul, Korea)을 3시간마다, 0.5% Moxifloxacin (Vigamox
®; Novartis, Seoul, Korea)을 3시간마다, 0.18% Sodium hyaluronate (Xenobella
®; Chong Kun Dang, Seoul, Korea)를 6회 점안하면서 경과관찰하였다. 또한, 2주간 Itraconazole (Sporanox
®; Janssen Korea, Seoul, Korea)을 경구 복용을 하도록 하였다. 5일 뒤, 병변이 있던 부위에 갈색의 각막 실질 침윤이 다소 호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2주 뒤, 상피 결손이 점진적으로 호전됨과 동시에 상피 결손 부위의 갈색 침윤이 점차 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Fig. 2A, B). 3주 째에 internal transcribed spacer region의 DNA sequencing 검사 결과 진균종은
C. boppii로 확인되었다. 3주간 치료약제를 동일한 용량으로 유지하였으며, 통증이 감소하고 결막 충혈이 점차 소실되며 각막의 갈색 침윤이 사라지고 상피가 회복되어 치료약제를 2주간 점진적으로 횟수를 줄인 뒤 중단하였다. 약제 중단 후 1개월 뒤 각막 혼탁은 있으나, 재발 소견은 없었다(
Fig. 2C, D).
고 찰
본 증례는 일반적인 진균 각막염의 임상양상과는 다른, 갈색의 융기된 병변이 관찰된 진균 각막염이었다. 진균 각막염의 특징적인 소견으로는 깃털모양의 가장자리 병변, 위성 병변 등이 있으며, 각막 실질로 염증반응을 일으키면서 일반적으로 희고 밝은 염증소견을 보인다. 염증이 진행하면 전방 축농 및 안내염으로 진행 가능성이 있고, 각막 실질이 얇아지면서 천공의 위험성 또한 고려해야 한다. 본 증례처럼 갈색으로 돌출된 병변이 나타나는 것은 일반적인 진균감염에서 흔히 나타나는 양상은 아니다.
갈색 병변이 관찰되는 경우, 색소 균사에 의한 감염을 생각해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균주로
Altanaria, Curvularia lunata가 있다[
9]. 증례의 환자는 배양 및 DNA sequencing을 통해 대표적인 균주가 아닌, 매우 드물게 보고되는 진균종인
C. boppii에 의한 진균 각막염으로 진단되었다.
C. boppii는 세포벽에 멜라닌을 지닌 흑색 진균종에 속하며 사람에게는 경한 피부감염 및 호흡기감염을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다[
4-
7]. 일반적으로 피부감염이 더 흔하게 보고되고는 있으나, 보고 자체가 극히 드문 균주이다.
C. boppii에 의한 각막염 보고는 면역 저하자에게 전층 각막 이식 후 기회감염으로 나타난다는 Fukuoka et al [
8]의 1예의 보고가 있었다. 상기 환자는 만성신질환으로 인해 면역 기능이 저하된 상태였고, 배양 검사 및 DNA sequencing을 통하여 흑색 진균 감염으로 진단 후 항진균제 점안 및 경구 항진균제 복용을 시행하였으나 치료 3주 후 각막 궤양으로 인한 천공이 발생하였다. 본 증례 환자의 나이는 50대로 비교적 젊으며 전신 질환이 없고, 면역 저하자는 아니었다. 단, 오랜 녹내장 치료로 인해 각막 혼탁이 발생하였으며, 잦은 상피결손과 통증으로 인해 치료용 콘택트렌즈를 지속적으로 착용해온 점, 그리고 지속적으로 스테로이드 안약을 점안하고 있던 점 등은 감염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과거력이다. 이러한 점을 미루어, 각막의 이물처럼 보이는 병변이 있더라도 반드시 감염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며, 배양검사를 포함하여 DNA sequencing 등 원인 균주에 대한 다각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진균 각막염에 사용하는 항진균 점안액은 작용 기전에 따라 polyenes 계열, azole 계열, echinocandins 계열로 나눌 수 있고, 이 중 전 세계적으로 임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점안액은 polyenes 계열에 해당하는 natamycin과 azoles 계열에 해당하는 voriconazole이다[
2,
10]. Polyenes 계열에 속하는 amphotericin B 점안액은 natamycin, voriconazole 점안액에 비해 널리 사용되지는 않지만, 효모균에 항진균 효과가 우수하며 일차 치료제로 선택할 수 있다[
10,
11].
C. boppii 감염 보고들에 의하면 감염 부위에 따라 알맞은 항진균제를 선택하여 치료한 것을 알 수 있다. Jang et al [
5]과 Brasch et al [
6]이 보고한 피부 감염 사례에서는 경구 terbinafine 복용을 통한 성공적인 치료가 가능하였다. 그러나, Terbinafine을 강화 안약으로 사용하였을 때에는 표준 항진균 점안액으로 알려진 제제들보다 치료 기간이 길고, 각막 침투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12]. Lastoria et al [
7]이 보고한 폐이식 후 감염에는 정맥투여로 caspofungin, voriconazole, amphotericin B를 사용하였고, 이 중 본 증례에서 사용하지 않은 echinocandins 계열의 caspofungin은 강화 안약으로 사용되었을 때의 유효성이 입증되지는 않았다[
13]. Fukuoka et al [
8]의 각막염 보고에서는 0.1% miconazole 안약, 1.0% natamycin 안연고, 경구 itraconazole 복용을 시행하였고, 본 증례에서 사용한 항진균제 계열에 miconazole을 더하여 사용하였다. 본 증례에서는 DNA sequencing에 의한 정확한 진단이, 초기 치료제 선택 이후 약 2주의 시간이 소요되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효모균에 효과적인 일차 치료제로 알려진 Amphotericin B 강화 안약을 선택하였다[
10,
11]. 짧은 기간을 두고 경과관찰하면서 다행히 각막염의 상태가 호전되는 것을 확인하여, DNA sequencing 이후에도 점안 항진균제를 교체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경구 항진균제의 투여는 진균 각막염의 치료에 보조적 요법으로 사용되며, itraconazole은 부작용이 적고 초기 경구 치료제로 자주 선택되는 약제이다[
14]. 만약, DNA sequencing 결과가 나온 시점에서 치료가 효과적으로 되지 않았다면, 점안 및 경구 항진균제 교체를 고려해야 하겠으나, 초기 치료제를 유지하면서 각막염이 호전되었기 때문에 약제를 변경하는 일이 없었다.
본 증례는 각막 이물처럼 보이는 비특이적인 병변이 보이더라도, 진균에 의한 감염 각막염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흑색 진균 각막염에서 관찰되는 갈색 병변은 그 색상과 명확한 경계 등의 형태적 특징으로 인해 각막 이물 혹은 다른 각막 질환과 감별하기 힘들 수 있다. 따라서 배양검사는 반드시 필요하며, 배양검사 이후 추가적인 DNA sequencing이 정확한 진단에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비교적 드문 감염균주의 감염 사례가 확인되었으므로, 앞으로 진균 각막염의 치료적 접근 시 원인 균주에 대한 다방면의 접근이 필요하다.
Conflicts of interest
The authors have no conflicts to disclose.
Figure 1.
This figure shows photographs of examinations at initial visit. (A, B) In these images, a well-demarcated, elevated brown lesion measuring 3 × 3 mm was observed at the central cornea of the right eye, along with conjunctival injection. (C) Posterior signal attenuation behind the brown lesion and intact anterior chamber were observed by anterior segment optical coherence tomography. (D) Yeast-like organisms exhibiting both hyphal and pseudohyphal forms were observed in a potassium hydroxide (KOH) smear of the brown lesion fragment (KOH mount, ×400).
Figure 2.
Resolution of fungal keratitis with residual corneal opacity. (A) Five days after treatment, brownish stromal inflammation was observed at the site where the brown lesion had previously been located. (B) After 2 weeks, the epithelial defect gradually improved, and the brown stromal infiltration progressively resolved. (C) After 3 weeks, conjunctival injection gradually resolved and the brown stromal infiltration disappeared with corneal re-epithelialization. (D) One month after discontinuation of antifungal therapy, residual corneal opacity remained, but no evidence of recurrence was observed.
REFERENCES
1) Liesegang TJ, Forster RK. Spectrum of microbial keratitis in South Florida. Am J Ophthalmol 1980;90:3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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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Bopp C, Borelli D. [Chromoblastomycosis caused by a new species: Taeniolella boppii]. Med Cutan Ibero Lat Am 1983 11:221-6. Portugue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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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Lastoria C, Cascina A, Bini F, et al. Pulmonary Cladophialophora boppii infection in a lung transplant recipient: case report and literature review. J Heart Lung Transplant 2009;28:6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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