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쿠리아(Kocuria) 속은 이전에는 마이크로코쿠스(Micrococcus) 속으로 분류되었으나 분류학적 수정에 의해 미크로코쿠스속(Micrococcaceae), 방선균아목(Microccineae), 방선균목(Actinomycetales), 방선균강(Actinobacteria)으로 분류된다[1]. 코쿠리아 속의 미생물은 그람 양성 coagulase 음성 구균으로 포유류의 피부나 구인두에 공생한다[2]. 감염의 흔한 원인은 아니며, 면역저하 환자에서 감염된 몇몇의 증례가 전 세계적으로 보고되었으며, 암, 면역저하 및 대사장애 등이 있는 환자에서 최근에 발견된 감염을 일으키는 병인으로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2-7].
안과적으로는 배양검사에서 코쿠리아가 확인된 안내염 8개의 증례에 대하여 임상적인 특징 및 치료경과에 대해 보고된 바가 있으며[8], 알레르기 결막염의 합병되어 발생한 코쿠리아 코렌시스(Kocuria koreensis) 감염성 각막염에 대한 증례 보고가 있다[9]. 또한 코쿠리아 각막염에 대한 역학 연구에서 8가지 증례가 보고되었으며 대부분 감염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안과적 질환을 가진 환자에서 발생하였으며 한 가지 증례는 양막 이식으로 치료되었으나 세 가지 증례에서 각막이식이나 각공막이식이 필요했고, 다른 세 가지 증례에서는 안구적출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각막염이 있었다[10].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심부표층각막이식술을 시행한 환자에서 코쿠리아 크리스티니이(Kocuria kristinae) 각막염으로 인해 약물치료로 호전이 없어 심부표층각막이식 재수술을 시행한 보고가 있다[11].
각막이식 이후 만성적으로 스테로이드 안약을 사용 중이던 환자에게서 발생한 코쿠리아 크리스티니이 각막염이 1.5% 레보플록사신 안약 점안에도 호전이 없어 강화 세프타지딤 안약으로 변경하여 치료한 증례로, 국내보고가 없어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전신질환이 없는 63세 남자 환자가 이틀 전부터 발생한 좌안 이물감 및 통증으로 내원하였다. 좌안 포도막염과 이차성 녹내장으로 2004년에 섬유주 절제술, 2005년에 2번째 섬유주절제술, 2012년 유리체절제술 및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시행하였으며, 2013년 수포각막병증, 2018년 전체층각막이식술 및 양막이식술을 시행한 병력 및 수술력이 있었다. 이후 안과 외래를 통해 지속적으로 경과관찰 하면서 브린졸라미드-티몰롤 복합제제(Elazop ophthalmic susp.; Norvatis Korea, Seoul, Korea)를 12시간 간격, 브리모니딘(Alphagan-P E.D. 0.15%,; Allergan Korea, Seoul, Korea)을 12시간 간격으로 사용 중이었으며, 로테프레드놀(Lotemax E.D. 0.5%; Bausch health Korea, Seoul, Korea)을 6시간 간격, 히알루론산 인공누액제(Hyaluni E.D. 0.3%; Taejoon, Seoul, Korea)를 수시로 사용 중이었다.
본원 내원 당시 세극등현미경 검사상 좌안 중심부 근처에 상피결손 및 실질침윤이 관찰되었고, 좌안 안압은 23 mmHg였다(Fig. 1A). 각막찰과를 통해 그람 염색, KOH 염색과 세균배양검사 및 항생제 감수성 검사 등을 시행하였다. 혈액한천배지를 통해 배양하였으며, VITEK-2 (Biome x rieux Inc., Durham, NC, USA) GP card를 이용해 균을 동정하였다. 배양검사 결과가 보고될 때까지 감염성 각막염을 배제하기 위해 1.5% 레보플록사신(Cravit E.D. 1.5%; Santen Korea, Seoul, Korea)을 2시간 간격으로 점안하도록 하였으며, 사용 중인 로테프레드놀은 중단하도록 하였다.
고 찰
미생물에 의한 각막염은 시력 소실을 유발하는 안과적 응급상황으로, 세균성 각막염은 각막 자체의 감염에 대한 저항성으로 기저질환이 없는 경우에는 잘 일어나지 않는 질환이다. 주로 각막수술이나 콘텍트 렌즈 착용, 안구 외상이나 숙주 자체의 면역억제상황, 다른 전신질환이 선행하여 정상적인 안구의 방어기능이 저해되면서 세균이 각막을 침범하여 발생한다[12].
세균성 각막염의 치료를 위해서는 각막 찰과를 통한 균 배양검사 및 항생제 감수성 검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균 배양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경험적 항생제를 사용하며, 일차적으로 플루오로퀴놀론 계열의 항생제를 사용한다. 균 배양검사나 항생제 감수성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경험적 항균제 치료가 필요하다. 균 배양검사 및 항생제 감수성 검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맞는 항균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항균제 치료에 반응이 없을 때에는 배양검사를 다시 시행하며, 항균제 변경을 고려해야한다.
본 증례의 원인균인 코쿠리아 크리스티니이가 속하는 코쿠리아 속의 미생물은 정상인의 피부나 구인두 정상균 무리에 존재하며, 18개 중 5개의 종이 기회감염균으로 알려져 있다[2]. 그중 코쿠리아 크리스티니이는 그람 양성 구균으로 0.7-1.1 µm tetrads나 tetrads 무리를 이루며, 모양은 매끈한 모양과 톱니 모양이 모두 있을 수 있고 볼록한 굴곡에 창백한 흰색에서 주황색을 보인다[2].
관내 세균 감수성 검사에서 코쿠리아 크리스티니이의 경우 다른 코쿠리아 속의 미생물들과 유사하게 플루오로퀴놀론 혹은 반코마이신에 감수성을 가지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2,8]. 2017년 일본에서 중심정맥관관련 감염에서 코쿠리아 크리스티니이가 검출된 환자에 대하여 최소 억제 농도법을 이용한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진행한 결과 상에서 레보플록사신 및 반코마이신에 감수성을 가져, 환자에 대하여 세파졸린 및 반코마이신을 통해 성공적으로 치료한 보고가 있다[3]. 또한 코쿠리아 관련 안내염의 8가지 증례 보고에서 3가지 증례의 코쿠리아 크리스티니이 감염 증례가 있었으며, 각각의 항생제 감수성 검사에서 플루오로퀴놀론과 반코마이신 감수성을 동일하게 가졌으나 아미카신, 세파졸린의 경우 증례별 차이가 있음을 보고하였다[8].
본 증례에서는 레보플로사신(Cravit E.D. 1.5%)을 첫 번째 경험적 항생제로 1달가량 사용하였다. 균배양검사에는 Vitek-2 시스템을 사용하여 코쿠리아 크리스티니이가 검출되었으며, Vitek-2 시스템상 항생제 감수성 검사가 불가해 시행되지 못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초기에 사용하는 항생제에 치료효과가 적었고, 치료기간이 충분히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완전 관해 되지 않고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였다. 이후 균 배양검사는 추가로 시행하지 않았으며 경험적 항생제로 강화 세프타지딤 안약을 추가적으로 사용하였을 때 각막상피가 회복되며 치료되었다. 세프타지딤은 3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로서 주로 그람 음성균에 대한 항균력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13], 그람 양성균에 항균력을 보이는 경우도 보고된 바 있다[14]. 초기 항생제 선택 이후 치료효과가 미미하거나 악화될 경우, 항생제의 변경으로 치료효과를 노려볼 수 있으므로, 항생제를 변경해 보는 것 또한 중요한 치료적 선택이 될 수 있다.
각막 이식술 등을 시행하여 기회감염에 노출된 환자에게서 코쿠리아 크리스티니이 감염이 나타날 수 있으며, 코쿠리아 크리스티니이 감염 각막염에 대한 치료 가이드라인을 위해 더 다양한 항생제 점안과 치료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